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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획자 성장기

[성장 기록] 나의 일대기

by 민트코코넛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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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나가고 결정하는 데에 있어, 나는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방향성을 선택하기를 무려  2008년 대학 입학에서 2016년 졸업까지 8년의 시간과, 2016년 증류학 대학원 석사를 준비하던, 반년의 시간, 그리고 내 인생의 첫번째 변곡점이자 한치 앞을 모르는 채로 무작정 부딪히고 돌진하기를 4년, 난 비로소, 이제야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2년차 기획자다.

 대학을 입학하기 전, 청소년기의 나는 더없이 꿈 많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싶은, 호기심 많은 물음표 살인자였다. 어떤 현상이나 동작, 결과를 보면, 그걸 단순히 감상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왜?" "왜 이렇게 하는거야?" "어떻게 하면 이런게 나오는거지?" "이것보다 저것처럼 하는게 더 좋은거 아닌가?" 등등..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바라보는 것이 습관화되어, 한번은 어머니가 "계속 왜 라고 하지 말고, 그냥 해"와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었다.

 또한, 수많은 꿈을 갖고, 다양하게 경험흘 접하던 청소년기의 나는, 재능의 영역을 엿보고,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되면 프로의 길은 생각하지 않고, 그 근거도 나름대로 세워보곤 했다. 그렇지만, 한번 맛을 봐서인지는 모르지만, 배경지식이나 관심사의 영역에서 빼놓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음악이 좋았고, 그 다음에는 비행기가 좋았다. 한창 문학소년이던 중학교 1학년까지는 사학자가 되어 고고학을 해보고 싶어하기도 했었다. 단 2개의 사건만 없었다면...
 하나는 문학밖에 모르던 소년에게 마성의 유혹과 같은 '해리포터'가 다가오고, 판타지를 맛보며, 장르문학으로 활자의 관심사가 넘어갔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연한 기회로 얻게 된, 3주간의 캐나다 위니펙을 방문하는 어학연수였다. 그곳의 어떤 칼리지에서 진행하던 방학기간의 스케쥴에서 나는, '해부'라는 또 다른 도메인의 즐거움과, '약품의 화학반응'이라는 도메인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이것에 대해 강한 끌림을 받았다. 그길로 나는, 역사학 중에서도, 고전 중국사를 하고 싶었던 나의 꿈과 진로를 생명과 화학의 신비를 통해서 사고의 인과관계를 풀어나가는, 일명 '국과수'를 꿈꾸었다.

 대학을 입학하고, 청운의 꿈에 부풀었던 1 ~ 2학년의 시기까지, 나는 해부학을 하고, 화학반응을 알아보는 그 모든 것이 일반 생물학도 또한 할 수 있는 줄로만 알았지만, 현실은 의대 또는 약대로 들어가서, 의사 또는 약사 자격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뒤틀리는 듯한 절망감과 좌절로 인하여, 감정의 깊숙한, 칠흑같은 어둠 속의 한 공간으로 빠져들었다.

 그래.. 그때는 그랬다. 
 남들은 4년 ~ 5년이면 졸업하는 대학을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다닌 것도, 어쩌면 명확하고 정확한 목표 의식을 상실한 채, 그저 흐르는 강물에 떠돌아다니듯 의지없이 흐르고 잇었을 뿐이다.

 그러던 내가, 깊은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있는 힘껏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내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면서, 이대로 무너지면 안되겠다는 생각과, 한 줄기 발악과도 같았던 수많은 돌파구 중에서, 단비같은 조력자를 찾을 수 있었고, 그녀의 도움으로 나는 수면 위로 올라오고, 물 밖으로 한 걸음씩 나올 수 있었다.

 그녀는 학교에서, 대학생들과 교수들의 괴리감을 줄이는 것과 일반적은 교육 이외, 학생이 스스로 찾아서 발전할 수 있는 학습방법에 대하여 연구하던 교육학 박사과정이자, 교수학습법의 연구자였다.

 그녀와의 약 3년간의 교류 끝에서, 나는, 어린시절의 내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꿈을 다시 한번 꺼내 보게 되었고, 마인드맵과 나무를 그리면서, '하기 싫고, 잘하지 않는 것', '하기 싫은데, 잘하는 것', '하고 싶은데, 잘하지 않는 것',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가졌다.
 [어쩌면 이러한 과정들이 하나씩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돌아 와서, 당시 추려졌었던 선택지는, '레고 디자이너의 길', '국과수를 준비하기', '술을 좋아하니까, 관련된 일을 찾아보기', '어떠한 것을 만들고, 이뤄나가보기', '학자의 길'이었다.
 이 중에서, 2015년 말경, 정했었던 것은, 내가 '칵테일'을 좋아하고, '술'이 주는 분위기와 사람간의 상관관계를 좋아하다보니, 내가 선정한 재료를 가지고, 어떠한 목적을 가진 '술'을 만드는 제조 과정의 초기를 연구하고 시작해보자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나는 이를 기반으로, 당시 부족한 선택지 중에서도 가능성과 각 연구실에서 시행하던 연구과제를 둘러보며, 최종적으로는 '양조학'과 '증류학'의 길을 밟을 수 있는 대학원을 선택하여, 입학을 위한 준비과정을 모두 끝낼 수 있었다.

 [당시의 난, 자신감이 부족하고, 떨어지는 자존감을 붙잡기 위하여, 과도한 밝은 색을 좋아하기도 했었다.]

2016년이 되고, 대학원을 가기 위해선, 대학을 졸업할 필요성이 있었고, 남은 학점을 채우며, 1학기를 보내던 도중, 난 또 다시 현재까지의 인생과는 완전히 다른 길로 향하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었다.
 KT&G 상상마당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일일클래스를 열었었는데, 그 중에서, 부산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와 연관된 외부 강사가 진행하는 '드론'실습과 '항공촬영' 맛보기 과정이었고, 이 곳에서 나는, 어쩌면, 중학교 때의 변곡점보다 더욱 강한, 어떠한 희열과도 같은 열망을 만나게 되었고, 그 누구도 선뜻 권하지 않던, '드론'의 길로 완벽하게 돌아서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1여년간 준비했었던 선택과 결정과는 다른 결과물을 바라보며, 길을 걷기 시작했고, 단 한순간도 쉬운 적이 없었던, 정말 맨땅에 헤딩하고, 수없이 부딪히며, 첫 비행에서 맛봤던 희열을 다시 맛보기 위하여, 일명 드론으로 불리는, 무인기 산업, 모빌리티 산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작의 원리나 역사와 같은 기초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독학도 해보면서, 막연히 꿈만 꾸던 도중, 부산대에서 만들어진 '드론전문가1기'과정을 수강할 수 있게 되었고, 이 과정과 이후의 추가 훈련 과정들, 자격증 수료를 통해서, 내가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초심자가 접근하기에 가장 열려있던 교육 현장에서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난 그렇게 또다시,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항공 촬영과 드론 교육 등, 필드에서 교육 강사로서 첫발을 내딛고 나아간지 어언 2년이 지난 2018년의 어느 날, 나는 단순히 현장 필드에서만 일하는 것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현저히 낮고, 투자 대비 효과가 매우 적다는 결론을 얻었고, 신 사업이라 불리는 드론의 영역에 무엇을 추가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했었다.
 고민의 결과, 크게 2가지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조종, 운용자와 가장 밀접한,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가공하는, '기계공학의 길' 또는 우주, 항공을 연구하고, 공기역학 등을 공부하는, '항공우주공학의 길'이었다.
 두 번째는 무선 통신과 소프트웨어의 영역이 보조수단이나, 필연적으로 따라다닐 수 밖에 없음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결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길'과 아직까지는 공개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필요하게 될, '항공 데이터 분석가의 길'이었다.

 이 중에서 나는, 두 번째, 소프트웨어의 영역을 선택하였고, 필드에서의 일을 수행하는 것과 함께, "ML, DL, AI 데이터 분석 개발 과정"을 1회 수강해보며, 한 차례 확신을 얻었고, 이 곳에서 첫번째, 나만의 프로젝트를 통해서 소소한 수익과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 후, 개발에 대해서 조금 더 접근해 보고 싶었고, 당시, 드론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찾기도 어렵거니와 수강 신청 자체가 매우 어려워, 대안으로서 찾았던 것은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개발할 수 있었던, "VR, AR 개발자 과정"이 있어서 수강해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중간 프로젝트와 최종 프로젝트에서 드론과 관련된 결과물을 기획하고 개발하였는데, 당시 팀원들과의 합이 잘 맞아서인지, 단순히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성과를 낸 타 팀과는 달리, 우리는 상품 가치를 확보하고 만들어나가는 최소한의 과정을 수행해 볼 수 있었다.

 위 2개의 서로 다른 개발 과정과, 각 과정에서 수행한 프로젝트의 성과를 기반으로 난, '개발자의 길'이외, '기획자의 길'을 스스로 열어둘 수 있었다.

 훈련 과정이 종료된 후, 난, "VR,AR"과정을 주관한 대학 연구교수의 연구실에서, 다음 차수 수강생들의 프로젝트 기획 회의에 참석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련의 과정을 수행함과 동시에, AR 컨텐츠를 기반으로,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더욱 사용자 친화적인 프로젝트의 한 과정을 이끌어나가는, 분명 개발자로 시작했는데, 기획자로 종결하게 된, 과정을 걸을 수 있었고, 스스로 기획자에 대하여, 열린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길 수 있었다.

 연구실에서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고,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나는, "VR, AR" 개발자로서의 시작을 준비하는 한편, "콘텐츠 기획자" 또는 "서비스 기획자"의 길도 열어둔 채, 취업을 준비했다.
 2021년 말, 교육 관련 업체의 개발자로서 시작하는 방법과 기술력을 갖췄지만, 기획자가 부족한 곳에서 기획자로 시작하는 방법, 두 가지가 모두 준비되었고, 나는 이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미련이 남는 일'이 무엇이며, 당시 기준, '시작하기 어려운 현업의 방향이 어디인가'였고, 나는, 어쩐지 기획자가 더 끌려서, 현재의 회사에 입사하여, 기획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제 1년 9개월의 신입 기획자인 나는, 아직까지는 매우 어설프고 답답한 기획자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난, 한순간도 쉬지 않고 1미터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서, '나'를 소모하면서까지 몰아치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호흡이 필요한 것 같다... 21개월간 쉼 호흡 없이 몰아친 결과는 의욕 떨어진, 회의감에 짓눌린 '나'라는 사람을 만들었기에, 이제부터의 나는, 내가 재밌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가며, 떨어지고 비어버린 공허함을 채워보는 과정을 진행하려고 한다.

다음 번, 작성 때에는, 어떻게 공허해진 나를 채우고 있고, 어떤 것을 생각하고 만들어 나가고 있는지 적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작게 소망해 본다.

지금의 일이 재미없는 건 아니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 그리던 방향과 너무 다르고,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지금의 커리어패스가 나에게 고민감을 가져다 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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